몇 번의 꾸벅 졸음 뒤에 도착한 슬도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은근히 내리쬐는 부담스런 따끈 햇살
빨간 등대를 멍하니 쳐다보다 뒤돌아
하얀 등대에 올라 잠시 더위 식히고

소리체험관에서
에어컨 바람으로 한 번 더 더위 식히고

정말 그늘이 1도 없는 해안산책로를
사우나 느낌으로 40분을 걷고 걸어서
대왕암까지

맛없는 아이스크림이 이리도 반가울 수가
혓바닥에 달라 붙지 않게 조심히 먹고는
줄지어 대왕암을 올라 탁트인 바다를 보고

더위에 지쳐 용굴은 어쩔 수 없이 포기

그늘진 공원을 가로 질러
벤치에서 잠시 휴식 중에
구미에서 온 가족들과 합석
웃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대나무의 향긋한 내음 속에서
숨을 깊이 들이 쉬며 산책을
보이는 건 대나무 뿐
바라만 보아도 좋은 녹색
십리숲길이 참 짧게만 느껴질 만큼 아쉬운

햇님 쨈한 날이 아닌 오돌돌 떨리는 날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고생하신 기사님 지훈 가이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