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명절을 잘 보내고
가장 좋은 친구 남편이랑 여행을 갔다
제법 장거리여서 오가는 길이
명절 뒤라 살짝 염려도 했지만
별 막힘없이 잘 다녀왔다
산타마을 분천역에서 잠시 겨울 기분도 내어보고
2시간여의 무궁화호의 여행은 준비해간
강냉이 먹으며 즐기고
그동안 미뤄뒀던 명절 뒤 얘기도 나누고
간간히 여행 온다고 지난 밤 서둘렀던 잠도 보충하고
편안한 기차 여행 좋았다
정동진역에서 내려 순두부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정동진 바닷가 모래길을 걸으며 멋진 사진도 찍었다.
멀리 보이는 크루즈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부채길이 있는 줄 모르고
그곳으로 그곳으로 자꾸 가고 싶었다.
역에 모여 잠시 버스를 타고 정동에 내려
부채길로 접어드니 철조망이 그 옛날의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철조망 아래 보초들이
순찰을 돌던 좁다란 길도 그냥 있었다.
'우리의 아들들이 이 곳을 돌며 이 나라를 지켰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찡해왔다.
지금은 56년 만의 개방이라면서 우리는 경치에만
취해있는 것이 미안했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없어 부채길은 정말 걸을 만 했다
2.86km를 1시간30분에 돌아오는 게 빠듯
발걸음을 제법 빨리 해서 정한 시간에 올 수 있었다
몸이 불편하거나 나이가 들어 걸음걸이가 느린 사람도
걷는 것에만 마음쓰지 않고 구경하면서 걸을 수 있게
시간을 좀 더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그래도 찍사 남편 덕분에
물고기 같은 바위도 찍고
부채모양이 잘 나타나지 않아
멀리서 또 한 번 찍고
빨간 등대의 모습을 보며
방파제에서 고기 잡는 사나이들의 모습도 찍고
간간히 마누라 얼굴도 찍어주고
긴 시간 동안 아무 불편없이 운전해준 키가 커다란
다인관광의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여행객이 늦어서 기다리면서도 여유을 잊지 않았던
김현실 가이드님 감사드립니다.
다시 여행할 그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