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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대관령 그리고 봉평 메밀밭을 거닐며 등록일 05.09.24 조회 735
대관령목장 그리고 메밀밭을 거닐며~

방학은 벌써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며칠 남지 않은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어딘가 좀 화끈하게 다녀오고 싶건만… .
이번 여름은 다리부상으로 인해 먼 길을 여행하는 일을 거의 포기하고 살지 않았던가.
이제는 조심만 하면 큰 무리가 따르지 않게 되니 마음은 벌써 먼 곳을 내달리고 있다.
여기 저기 검색을 하다가 ‘대구 여행자클럽’ 이라는 여행 사이트에서 좋은 메뉴를 하나 발견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멀어서 가보지 못한 곳이다.
‘대관령목장과 봉평 메밀밭’
이곳에 가리라~!

떠나기 3일전.
여행 신청을 위해 전화를 했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 수만큼의 자리가 남아 있어서 안도의 숨을 쉬며 얼른 신청을 하고 그 날을 기다렸다.

새벽 5시 30분에 집을 나서며 자는 남편을 가만히 깨어 작은 목소리로 미안함을 담아 말한다.
“선아, 갔다 올게!”
잘 갔다 오라는 말을 기대했건만 뭐 이리도 일찍 나가냐는 핀잔이 섞인 말을 듣고도 정해진 장소로 향하는 내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삼양 대관령 목장을 오르는 도중에 순한 양들을 만나고…
벌개미취가 밭에 가득 피어서 바람에 고개를 살랑이며 보랏빛으로 춤추는 모습에 즐거워하고…
콸콸콸 흘러가는 계곡물 소리와 잘 생긴 소나무들을 감탄사를 쏴 댄다.

대관령 목장을 걸어서 올랐다.
넓은 초지에서 풀들이 싱싱하게 우리를 반겨주고 바람은 시원하게 땀을 훔쳐간다.
초록빛으로 가득 찬 대관령 목장에도 하얗고 거대한 풍력발전의 날개가 바람을 가르며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하늘은 또 얼마나 맑고 푸르기만 한 지 내 마음은 하늘의 흰 구름을 타고 유유히 거닐고 있었다.

메밀꽃이 피기 시작한 봉평으로 향했다.
봉평 메밀꽃 축제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이곳은 온통 축제준비로 들썩이고 있다. 우리들은 좀 더 일찍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되어 이곳저곳 거닐고, 섶다리가 놓여 진. 강에 발을 담구고 강원도의 활기찬 물결을 느껴본다.

언젠가 ‘사랑의 섶다리를 나도 한 번 걸어보고 싶다’고 시에 쓴 적이 있었지~! 드디어 그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며 한발 한발 신기한 듯 섶다리를 걸어도 보고, 메밀을 재료로 한 각종 음식을 골고루 맛보며 봉평 메밀에 취해가고 있었다. 그 중에서 막걸리와 메밀전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먹는데 시간을 너무 투자하여 이효석 기념관은 대충 둘러만 보고 여행안내자의 호출을 받고 아쉬운 걸음에 속도를 빨리해야만 했다. 마지막 코스로 이효석의 생가를 둘러보고 피곤한 다리를 버스에 싣는다.
가만히 눈을 감고서 내가 거닐었던 대관령목장의 녹색 물결과 메밀밭의 하얀 웃음, 섶다리를 건너면서 사색에 젖어본 귀한 시간들을 되새기며 행복한 마음에 미소 짓고 있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들이 소금을 뿌린 듯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의 걸음도 시원하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한 구절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뿌듯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2005년 8월의 마지막 일요일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