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12일 민둥산 억새 축제와 다시 찾고 싶었던 영월 청령포를 향해 대구여행자클럽 버스는 출발의 시동을 걸었다. 청령포 영월군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위치해 있다. 동,남,북 삼면이 물로 둘러싸이고 서쪽에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출입이 불가능한 마치 육지 속의 섬 같다. 이곳은 조선의 6대 왕인 단종이 그의 삼촌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어 머물던 곳이다. 잘록한 말굽 모양의 도망가기 어려운 유배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옛날 나룻배 대신 우리 여행단 40명은 엔진을 단 통통배를 타고 강바닥에 내렸다. 규모가 꽤 큰 송림이 나타났다. 청령포 소나무숲이다. 이 송림 속에 단종이 귀양살이를 했던 단종어소가 있다. 귀양시절 단종의 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재현해 놓은 단종어소는 본채와 관노들이 묵었던 사랑채로 나뉘어 있었다. 부엌엔 관비의 밀랍 인형이 놓여 있었고 본채 왼쪽에는 절을 올리고 있는 선비의 밀랍 인형과 서탁을 놓고 단정하게 앉아 있는 단종의 밀랍 인형이 있었다. 담장 밖의 소나무들은 마치 폐위된 단종에게 절이라도 하듯이 어소를 향해 휘어져 있었다. 어소를 벗어나 송림 속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우리 일행을 반긴다. 하늘을 향해 두 갈래로 뻗어 오른 이 소나무는 유배시절 단종이 올라 앉아 시름을 달래곤 했다고 한다. 단종의 비통한 모습을 직접 보고, 눈물을 심키는 소리를 들었다 하여 관음송이라 부른단다. 이곳에서 정준철 가이드가 멋지게 사진 한판을 찍어 주었다. 층층 나무 계단을 올라가니 단종이 서울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와 서울 낙산에 남기고 온 부인 정순왕후를 그리며 쌓았다는 돌탑인 망향탑이 있었다. 노산대와 망향탑에서 강아래쪽을 바라보면 청령포를 휘돌아 나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서 정준철 가이드가 낙조를 배경으로 한 우리 부부에게 두 번째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역사 공부도 하고 멋있는 추억을 간직하게 해 준 다시 찾은 청령포 여행 참 멋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