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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막내와 함께 북한강의 신생독립공화국 남이섬으로... 등록일 06.05.16 조회 637
5월 14일 새벽 5시...!
막내를 흔들어 깨웠지만 쉽사리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평소보다 2시간이상 일찍 일어나야했고, 전날 밤에는 맘이 설레어 배낭꾸리기를 여러 번 고치면서 잠을 설쳤겠지요.
지난 5월 7일로 계획되었던 막내의 어린이날 선물로 ‘서동요세트장-선유도’여행이 갑작스런 일로 연기되었다가 굳이, 서동요세트장여행이어야 할 이유는 없었기에 남이섬여행을 결정, 막내아이와 단 둘만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4시간 넘게 달려서 도착한 경기도 가평군 하면의 야생화천국 ‘꽃무지 풀무지’는 이름도 예쁘지만 그야말로 토종 야생화들의 천국입니다.
한국에는 토종, 귀화종을 망라해서 4500여종의 야생화들이 저마다의 삶을 펼치는데 희귀종은 물론, 우리 귀에도 친숙한 이름들을 포함한 1200여종의 야생화가 ‘꽃무지 풀무지’에서 저마다 때맞춰 피고 지는 사이클을 따라 제 나름의 생명을 이어간다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에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디카를 눌러댑니다.
테마별로 이어지는 가이드의 구수한 입담에 힘입어 현장학습의 한마디 한마디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식욕이 왕성한 기린도 나무의 자기방어시스템으로 한군데에서 30분 이상 나뭇잎을 뜯어먹지 못한다는 대목은 특히, 오래도록 기억될 만 합니다.
식물에게도 자기방어본능이 있는데...
지엽枝葉부에서 외부의 위협을 느끼면 근간根幹부에 보고가 이루어지고, 근간에서는 곧바로 지엽부로 방어물질을 내뿜어 기린으로 대표되는 초식동물을 퇴치하는 시스템이 있다는데 놀랐습니다.
그래서 모름지기 사람은 견문을 넓혀야 하는 것입니다. ^^

북한강 청평호에 반달모양으로, 송편모양으로 그림처럼 떠있는 남이섬...!
옛날부터 북한강에 홍수가 나면 섬이 되던 모래톱이 청평댐을 건설하면서 물막이가 생기고, 물이 담기면서 낮은 지역은 자연스레 물에 잠기고 남으면서 생긴 섬이 바로 남이섬이랍니다.
행정구역은 강원도 춘천시, 생활권은 경기도 가평군.
한국 땅에 그런 불합리가 비단 여기뿐일까만, 가평군의 선착장에서 춘천의 남이섬으로 가기 위해 배를 타러 가는데 선착장 곳곳에는 뭔가 어색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의 문구들이 눈길을 끕니다.
“나미나라 공화국에 입국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남이’를 영어식으로 개음改音을 해서 ‘나미’라 표기했음직한 ‘나미나라공화국’은 남이섬을 영토로 하고 올 해 3.1절을 기해 독립을 선언하고 4월 22일에 開國을 선포한 미니국가랍니다.
한눈에 보기에 홍보마케팅의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진지하게 꼬치꼬치 케묻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 독립하면 적이 되느냐, 반란이 아니냐, 우리나라에서 가만 두느냐는 게 아이의 궁금증입니다.
법적으로 독립을 하겠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겠지만 남이섬은 독립할 힘도, 명분도 없고, 정서적인 독립을 하면서 외부에 남이섬유원지를 알리는 방법일 것이라는 설명에도 아이는 쉽게 수긍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짜 독립을 한다 하더라도 같은 말을 쓰는, 같은 민족이니까 적대시할 이유가 없다는 대목에서야 고개를 끄덕입니다.
남이섬은 한마디로 어린이들의 낙원이고 어른들은 동심으로 회귀할 기회를 가집니다.
수상스키, 쾌속보트, 바나나보트 등의 수상놀이와 당나귀수레, 2인용자전거, 낭만열차, 전기자동차, 섬일주 셔틀카 등의 탈거리와 남이섬 최남단의 그림 같은 펜션 등으로 각종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의 명성에 걸맞게 며칠을 지내라 하더라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습니다.
마침 세계 책박람회가 열려서 각국의 아동도서를 한자리에 보느라 아이는 사진 찍으랴, 메모하랴 분주합니다.
한가지라도 더 느끼려 하는 아이가 그렇게 기특합니다.
버려진 깡통들을 모아서 ‘작품’으로 재탄생한 전시물들을 보며 아이는 ‘환경’을 얘기하고 ‘재활용’을 얘기합니다.
‘그때 그시절’이라는 케치프레이즈로 6, 70년대를 재조명하는 구경거리에서는 ‘아빠 어릴 때보다 너무 많은 걸 누리고 산다.’라고 기뻐하는 아이를 보며 놀이공원에 데려가기보다 참 잘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합니다.
일행들과 약속시각을 맞추려고 서둘러 돌아오며 아이도, 나도 두고 가는 남이섬의 수려한 풍광에 눈길을 빼앗깁니다.
남이섬 일정을 마치고 ‘김유정문학촌’으로 출발하는 중에 ‘남이섬에서의 시간이 즐거웠는지’ 가이드의 질문에 너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아이의 느낌 그대로 ‘아쉬웠노라’는 대답을 하니 ‘아쉬워야 겨울의 남이섬, 크리스마스의 제대로 된 남이섬을 즐기러오지 않겠습니까?’ 라는 말씀에 아이가 냉큼, 받아서
“아빠 우리 겨울에 ‘겨울연가’찍으러 와요.”
라는 제안에 엉겁결에 ‘그러마’고 대답했지만 내심, 겨울에는 온 가족 나들이를 계획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이섬에서 30여분 만에 도착한 ‘김유정문학촌’
예정에 없던, 가이드가 배려한 마지막 코스입니다.
강원도민이 자랑삼고 춘천시민의 자긍심을 높히는 현대문학의 거장 김유정 선생!
선생을 기려서 춘천시 신동면의 실레마을 생가 터에 6.25때 소실된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 조성한 ‘김유정문학촌’ 초입의 경춘선 간이역인 신남역을 ‘김유정역’으로 개칭改稱되는 영광을 입었다는 가이드의 자상한 설명을 들어서인지 여느 시골 간이역과 다름없이 보잘것없는 간이역도 색다른 정감으로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街路名에 인명을 붙힌 예는 더러 있었어도 철도역명을 인명으로 바꾼 1호역이란 가이드의 해박한 지식이 부럽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단양휴게소...!
그냥 지나쳤으면 서운할 뻔 했습니다.
휴게소 건물 뒤의 예스런 정원이 그렇게 아름답고 정이 갑니다.
아이는 바닥에 깔린 맷돌들을 징검다리삼고, 기괴한 얼굴의 장승들을 신기한 듯 디카를 눌러댑니다.
아쉬워하는 아이를 재촉해서 버스에 탑승, 대구로...
아이는 새벽부터의 일정이 힘들었는지 차에 앉자말자 잠이 들고도 야생스목원에서 방문기념 선물로 받은 허브화분을 신주단지 모시듯, 껴안고는 잘도 잡니다.

처음으로 맺은 여행자클럽과의 인연은 한마디로 대박이었습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