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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순천만 갈대밭을 거닐며... 등록일 10.11.29 조회 1,010

순천만 갈대숲을 거닐며 2010년 11월 28일(일). 새벽 4시. 모닝콜 소리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잠이 부족해서인지 눈이 잘 뜨지질 않는 듯… 아, 오늘이 사랑하는 아내와 순천만 테마여행 가기로 한날이지? 벼르고 별러 날을 잡은 것이 오늘이었다. 주말이 아니면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아내도 하는 일이 있어서 둘이 동시에 시간을 맞추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원래는 안동mbc에서 주관하는 홍도, 흑산도 1박2일 여행을 계획해보려고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구여행자 클럽(대구mbc협찬)에서 주관하는 테마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 바로 오늘이란다. 나는 이른 시간이라도 잘 일어나지만 아내는 새벽잠이 많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나는 일찌감치 샴푸와 면도를 하고 여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방에서 부스스 한 눈으로 나오더니 ‘나 오늘 안가면 안돼?’. ‘자기 혼자 갔다오면 안돼?’ 등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어 낸다. 이런 아내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터라 그냥 아내의 얼굴만 한번 쳐다 보았는데 아내도 내마음을 아는 듯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초등학생 마냥 배낭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온 세상은 아직 고요히 잠에 취해 있는 듯 사방이 조용했다. 사람들에게 들키기라도 할까봐 차소리 덜 나도록 조용히 대구를 향해 달렸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수학여행 떠나는 어린 학생처럼 대구를 향해 달려 갔다. 대구 성서홈플러스에 도착한 것이 6시 20분 가량 우리를 태우고 갈 관광버스는 하이원 관광(대구여행자클럽)인데, 6시 55분에 도착하게 되어 있었다. 버스는 예정시간 10분쯤 지난 후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이 차를 타려고 몰려들었다. 줄을 서서 이름 확인하고는 버스에 승차하고 있었다. 나의 사랑스런 아내도 줄을 서서 이름을 확인하고 나에게 신호를 보냈다. 이름 확인했으니 그냥 타라고, 하지만 나는 앞에 서있는 사람들을 제끼고 먼저 탈수가 없었다. 언제나 우리는 그랬다. 결혼하고 애기를 데리고 다닐때도 나는 줄을 서서 정직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는 언제인지 모르게 재빠르게 차에 올라 내자리까지 확보해 주곤 하였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아내는 일찌감치 차에 올라 앞에서 두 번째 자리를 맡아두고 있었다. “야~, 자리잡는데는 천재다.”하고 웃으며 말을 건네니, 아내는 조용하란다. 나중에 알고보니 앞에 있던 사람들이 뒤로 자리를 옮기길래 그 자리를 맡았단다. 하여간 항상 나는 아내덕에 자리잡는데는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 우리는 둘이서 앞에서 두 번째 자리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여행을 시작하였다. 아직은 사방이 어두워서 차안에 탄 모든 사람들이 일찍나오느라 덜 취한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아내와 나도 이내 잠에 취해 버렸다. 한시간쯤 잤을까? 잠에서 깨고 보니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잠에 취해 있는데 버스는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보성을 향해 내닫고 있었다. 보성에는 녹차밭이 유명하다. 3시간 30분을 달린후에 보성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방문하는 곳은 대한다원이라고 하는 차밭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한 관광농원이다. 차밭을 걸어 올라가면서 초겨울날씨이긴 하지만 매우 차가운 바람이 귀볼을 때리고 있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차밭을 걸어 올라가자니 힘은 들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여서 너무 좋았다. 다시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둘이서 팔짱을 끼고, 서로의 체온을 느껴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니 더욱 기분이 좋았다. 다음은 낙안읍성을 향하여 버스가 달렸다. 보성다원에서 낙안읍성까지는 50분 거리였다. 낙안읍성은 ‘낙안읍에 있다고 해서 낙안읍성인가?’라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알아보니 낙안은 읍이 아니고, 낙안면이란다. 재미있는 이름이 아닌가? 가이드의 소개를 받아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선비촌 식당에 가보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중이었고, 예약손님이 있어서 1시 이후에 오라고 한다. 머쓱해진 기분으로 우리는 낙안읍성을 먼저 둘러보고 오기로 하였다. 낙안읍성에 들어가면서 성이 특이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안에는 100여 가구의 주민들이 실제로 살고 있다고 하였다. 정말 안에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음식을 해서 파는 집도 있었고, 손수 재배한 곡물을 내놓고 판매하는 아주머니들도 있었다. 그 안에 은행나무 노거수가 한그루 있었는데 몸통 부분이 너무 굵어서 놀랬다. 은행나무의 몸통은 고목이 되어 만신창이가 된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발라 놓았는데 그 위로 새순이 돋고 있었다. 고목이 된 은행나무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이 기억하고 있겠지 하고 생각하니 은행나무가 갑자기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의 북문쪽에서 성곽위로 올라가 성곽위를 걸어 나오기로 하였다. 가이드의 말대로 성안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성곽위를 걸으면서 지붕의 참모습도 볼수 있었고, 장독대의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성안을 한바퀴 둘러본뒤 다시 식당으로 향했다. 아직도 식당에는 예약손님이 도착하지 않았다. 다시 찾은 우리를 발견한 여주인은 다시 내쫓기는 미안한지 앉으라고 권한다. 자리에 앉아 선비촌 정식을 주문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밥상을 받았다. 전라도의 유명세를 익히 알고 있던 우리는 많은 종류의 반찬그릇을 보고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정말로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조금은 짜다고 느꼈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걸 보니 나도 마음이 흐뭇해 졌다. 식사후에 버스는 순천만 갈대밭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여러대의 버스와 갈대밭의 가을 풍경을 가슴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길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개미가 줄을 지어 어디론가 가는 모습같았다. 아내와 나는 ‘꽃들에게 희망을「트리나 폴러스 지음」’이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났다. 그 책에는 애벌레들이 줄을 지어 어디론가 가면서 생기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 책에 나오는 애벌레들처럼 우리는 어디를 향하여 가는지도 모르고 앞사람을 따라서 줄을 지어 가고 있는 형편이었다. 길 양쪽에는 뻘에서 자란 갈대가 중국 무협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무사들이 결투를 하면서 갈대밭을 헤치면서 지나가는 모습이 위에서 보면 마치 갈대밭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습같다. 40분 정도 걸어서 전망대에 올라보니 순천만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만의 안쪽에 자리잡은 갈대밭의 모습이 마치 동전을 가지런히 나열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셔터를 사정없이 눌러대고 있었다. 우리도 별수없이 서로를 향해 사진을 찍어 주면서 갈대밭을 거닐고 있었다. 우리는 걸으면서 옛날 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걸었다. 석양에 비친 아내의 얼굴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의 얼굴과 같았다. 이렇게 예쁜 아내를 내가 왜 힘들게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가끔 있으면 좋겠다. 아내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인생의 황혼기에 참다운 사랑을 음미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돌아오는 버스에서 초겨울에 하는 여행이 새벽에 일어나서 밤 늦게까지 이어짐으로해서 무척 힘이 들지만 참 좋았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사랑했기에 만났고, 만나서 3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아내이기에 더욱 애절하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 함께 즐기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느끼며 살아야 할 아내이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여보! 우리 또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가도록 하자.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든 아내의 모습에서 천사의 미소를 읽을 수 있었다. 2010년 11월 28일 초겨울 순천만 갈대밭을 거닐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