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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동해 그 찬란한 아름다움! 등록일 10.05.11 조회 626


4월도 저물어 가는 넷째 토요일
초록님과 둘이서 강원도 동해시로 나들이를 떠났다.
학창시절 그리고 서로의 자취방을 드나들던 시절 둘이서 연인처럼 친구처럼 여행다녔던 이후로 처음이다.

하늘은 모처럼 만에 푸른 얼굴을 보여주었고 봄꽃은 흐드러져 우리를 축복해 주는 것 같았다.
눈이 부신 동해바다, 천곡동굴, 묵호등대, 삼척촛대바위, 유채꽃 활짝 핀 맹방으로 다니면서
우린 엽서 속 그림 같은 오늘을… 꿈많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착각 속에 빠진 하루를 보냈다.

가슴 속엔 추억을 한아름 가득… 사진과 머릿속은 그날의 기억 속으로 다시 한번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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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토요일

아침 6시 20분 대산학원 앞, 초록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들은 모처럼 만의 여행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재잘거리며 여행자클럽 버스에 올랐다.
첫번째 들린 휴게소!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건물 뒤편에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가 우릴 반겨주고. 우린 그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버스는 열심히 달려 오늘의 첫여행지 천곡천연동굴에 도착했다. 
천곡천연동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가지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얼마전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우린 70년대의 광부처럼 머리에 안전모를 쓰고 낮은 굴을 기다시피 하여 들어갔다. 그렇게 조심해도 두 번이나 머리를 박아 안전모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며 ‘모자야 고맙다’를 외치며 굴속으로 굴속으로 들어갔다.
1991년 발견된 이 동굴은 석회동굴로 지금 현재 700여m가 개발된 상태로 여러 색깔과 모양의 종유석과 희귀석들이 기기묘묘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심지어 남성의 거시기를 상징하는 남근석모양도 있어 우리는 킥킥거리며 쳐다보고 신기해하며 굴을 돌아 나왔다.

굴을 빠져 밖으로 나오니 동굴 주변 공원에는 목련꽃이 활짝 피어 웃고 있었고, 군데군데 복사꽃도 피어 그 분홍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올해 유난히도 춥고 길었던 봄을 이기고 피어난 꽃들이기에 더 사랑스럽기까지 하였다.

다음에 찾아간 묵호 등대! 등대를 찾아 올라가는 오름길은 그야말로 시와 그림이 있는 테마공원이었다. 게다가 골목길 아래 자그마한 집에는 벚꽃과 앙증맞은 튜립이 피어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등대오름길에는 옛날 내 어릴 적 골목길의 정취가 그대로 살아있었다. 시 ‘빨래줄’ 에는 오징어빨래가 대롱대롱 걸려 있었고 ‘바람의 언덕’, ‘오래된 엽서’, ‘아버지의 뜰’ 등 주옥같은 시들이 나를 붙잡았다. 특히 담벼락에 씌어져 있는 ‘어달리의 새벽’ 이라는 시는 오랫동안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그 시의 일부를 옮겨 보면


어달리의 새벽

                                          정영주

묵호는 검은 고래다
새벽마다 허옇게
바다를 벗겨내는 어부들이
선창가에 비릿한 욕지거리를 잔뜩 풀어 놓으면  

고래입같은 아가리 배에서는
온통 욕지기질로 헐떡이는 생선들  

경매가 시작되면
선창가는 거대한 고래 뱃속이다
부시시 무너지는 어둠 속에서
퍼덕거리다 뒤로 나자빠지는 그네들의 흥정  

독한 비린내까지 경매로 팔려나가면
묵호는 체증에 걸린 고래 뱃속을 빠져나간다…


시의 감동에서 벗어나 문득 마을 앞으로 훤히 트인 바다를 바라보니 때마침 커다란 화물선 한대가 머물듯이 가고 있었고, 바닷물은 너무 파래서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고갯길을 굽이굽이 올라가 등대에 도착하니 등대 입구의 조각상부터 예사롭지가 않았고 앞마당에는 이 곳의 경치를 배경삼아 찍은 영화! 우리 젊은 날 눈물을 쏙 빼놓았던 ‘미워도 다시한번’ 그리고 차태현 송혜교 주연의 ‘파랑주의보’ 영화 장면이 우리들을 잠시 영화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등대 앞에는 이제서야 활짝 핀 벚꽃이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었고, 우린 그걸 놓칠 새라 사진으로 남기기 바빴다.

등대 아래에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 중 환과 은성이 첫키스를 한 장소로 더 유명해진 출렁다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거의 드라마 수준으로 사진찍기 바빴지만, 우린 그래도 아쉬워서 이승기 사진이 붙어 있는 생수병을 들고 찰카닥! ㅎㅎㅎ
드라마에는 거창하게 나왔지만 실지로 보니 소박하기까지한 자그마한 다리였다. 그게 바로 우리 눈을 속이는 영화나 드라마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다.

이제 점심시간,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우린 뭘 먹을까 이리저리 헤메다 생태찌개로 낙찰보고 약간은 허름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역시 음식은 먹어봐야 안다니까 바닷가라 그런지 생태가 싱싱하고 달았다. 우린 둘이서 생태찌개를  땀 뻘뻘 흘리며 맛있게도 냠냠했다. 
식사 후 등대 앞 바다에 가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버스에 올랐다.

잠깐 눈을 부치려니 벌써 추암 촛대바위, 애국가의 배경 사진으로 나온다고 더 유명해진 곳이다. 애틋한 전설이 담겨 있는 촛대바위는 남자의 형상을 나타낸다고 하며 주변에는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도 몇장 찍고 촛대바위를 돌아나오니 머얼리 그림같이 자그마한 추암역도 보인다.

이제는 오늘 여행의 특별 보너스, 가이드 박소현양의 재치있는 운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부여받은 삼척맹방 유채꽃밭 나들이다.
꽃이 절정인 걸 우리들만 알고 있는가 했더니 웬걸 강원도 사람들 다 모인 것 같이 버스, 승용차가 바다를 이룬다. 그래도 멋쟁이 기사님이 능숙하게 차를 몰아 우리들을 내려 주고 앞쪽으로 가서 주차하고 있더이다. 정말 베스트 드라이버다.

삼척 맹방해수욕장 앞의 유채꽃밭! 진짜로 정말로 아름다운 유채꽃!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내 친구 초록님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초록님은 오늘 유채꽃을 제일 기대하고 있었다하니… 가히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으리라!
넓은 들녘은 빨갛고 파아란 바람개비가 노란 유채꽃과 어울려 바로 동화 속 노랑궁전이었고, 우린 나이도 잊은 채 유채꽃을 배경으로 찍고 또 찍고… 원없이 사진 찍었다. 그 중에 한 장만 건져도 성공이니까ㅎㅎㅎ

벚꽃도 만발한 가운데 초록님과 행복했던 봄날의 여행은 이렇게 가슴 찐한 감동과 함께 또 아스라이 한편의 추억으로 쌓여졌다.


******

두 번째 만난 박소현 가이드님 전보다 훨씬 성숙한 진행 솜씨에 칭찬을 보내고, 기사님도 중간중간 멘트를 보내주셔서 더욱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 뒤에 앉은 세 젊은 여인의 소리높은 입심에 머리가 아파 살짝 박소현가이드님에게 주의 좀 주라고 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는지 집에 올 때까지 메너제로인 여인들의 하이톤 소리를 들으며 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끼일려면 아직도 멀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행위가 바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떠들어대는 거다.
이 글을 읽는 여행자님들도 아니 나까지도 공중도덕을 좀 더 잘 지켰으면 하는 생각에 댓글을 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