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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남이섬/쁘띠프랑스 | 등록일 | 09.11.18 | 조회 | 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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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른 새벽 눈을떴다. 갑자기 추워진다는 말을 들은터라 어깨를 충분히 감쌀수 있는 숄을 하나 준비해 버스를 타러갔다. 많이 추운 새벽이였지만 여행을 가고자 모인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기다리던 버스가 오고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창 밖을 내다보았다. 옅은 회색의 하늘 빛과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 내겐 또 다른 하루의 시작이였다. 10시 20분쯤 되었을까? 버스가 남이섬입구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수많은 음식점간판들이 보인다. 하나 둘 유심히 체크해나가기 시작했다. 점심은 먹어야겠기에....... 남이섬입구에 내려 매표소앞에서 가이드로부터 시간약속을 체크하고 안내도를 받아든 뒤 남이섬으로 들어섰다. 배에서 내리자 남이섬 입구 왼편에 나무로 만든 작은 다리가 눈에 띈다. 다리 끝에는 물 속에 인어상도 있다. 입구부터가 관광객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유명관광지이니만큼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터라 남이섬을 빠져나갈때 다시 한 번 돌아보기로 하고 섬 안으로 들어섰다. 이 가을 단풍구경 한번 제대로 못해 택했던 남이섬. 하지만 단풍을 보기엔 좀 늦은 듯했다. 아니.... 나는 이미 늦은걸 알고 출발했었다. 하지만 내 기대를 엇긋나지 않은 남이섬은 이 가을 끝자락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있었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곳을 걸으며 낙엽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내심 너무 듣기 좋았다.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낙엽으로 하트무늬와 네잎클로버무늬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었다. 그 곳에서 사람들의 촬영은 또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서서히 그들과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는 청솔모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먹이를 주워모으는 녀석. 배가 고픈지 허겁지겁 허기를 채우던 녀석. 사람을 발견하고 도망가기 바쁜 녀석. 나는 그 녀석들을 따라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어디선가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저 쪽에 공연장이 보인다. 한참 공연 중이였던 것이다. 공연장에서 관람을 하고 그 근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인형관과 사진전시관 등등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였다. 연인들이 두 손을 꼭 잡고 거니는 모습. 친구랑 벤치에 앉아 따뜻한 커 피 한 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 직장동료들과 야유회를 나와 공놀이를 하는 모습.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 남이섬은 그렇게 정겨운 곳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남이섬의 풍경에 사람에 취해 있다 서둘러 남이섬을 빠져나가는 배를 타러갔다. 들어올 때 미리 봐둔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위해서였다.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였다면 여럿이 먹을 수 있는 닭갈비를 먹었겠지만 혼자 여행을 한 탓에 이천쌀로 만든 돌솥밥정식이 내가 정한 메뉴였다. 식당에 들어서 음식을 주문하자 곧 이어 한 상 가득 음식이 차려진다. 밑반찬의 무려 27가지나 된다. 한 눈에 봐도 정결하고 깔끔하게 차려진 밥상을 받고 나니 흐믓해진다. 점심을 먹고 식당을 나와 길거리에서 팔고있는 귤 한봉지를 사서 차에 오른다. 가이드가 차에서 기다리고 있다 내가 버스를 타자 점심식사는 하였는지 묻는다. 잘먹었다며 눈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아 귤을 까먹으며 다음 행선지로 출발했다. 한시간정도 달렸을까? 쁘띠프랑스에 도착했다. 쁘띠라는 말은 프랑스말로 '작다'라는 말이란다. 작은 프랑스... 그랬다. 그 곳은 프랑스의 작은 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곳곳에 어린왕자의 흔적들이 가득했다. 인형극을 볼수도 있었고 클래식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 또 오르겐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웠다. 지금 내 귓가에는 오르겐의 맑은 소리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 하다. 쁘띠프랑스에서는 모든게 가능했다. 식사와 차 여러가지 공연들과 기념품가게들..... 또 하나의 다른 세상 프랑스를 머릿속에 담아가는 듯 했다. 사실 쁘띠프랑스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고 한다. 이 곳에서는 숙박을 하며 여러가지 공연과 함께 여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다른 곳보다 훨씬 긴 곳이어서 힘들진않을지 내심 고심을 좀 했었다. 하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진 남이섬의 멋진 모습과 예쁜 쁘띠프랑스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니 그 정도의 시간투자는 할 만한 것이였다. 그 날 함께 동행했던 분들이라면 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이 아니였을까? 나는 늦가을 남이섬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다음 계절에는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하다. 다른 계절의 남이섬...... 그런 남이섬도 내심 기대해본다. P.S :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안전운전해주신 기사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기사님덕에 여느 때보다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 온 것 같습니다. ^^ 그리고 그 날 함께 동행했던 가이드님 추운데 고생많으셨습니다. 시간약속 잊을까봐 일일이 전화에 문자까지 해주시는 가이드님은 이번이 처음이였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또 만나면 좋겠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