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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보성녹차밭/낙원읍성/순천만갈대밭/드라마촬영지 등록일 09.11.09 조회 757


새벽 다섯시 알람벨이 울렸다. 얼른 일어나 대충 씻고 저녁에 미리 챙겨둔 가방을 들고 동아쇼핑으로 향했다. 가을이라 그런지 여행객들이 제법 많았다. 너무 일찍 도착한 탓일까? 한참을 기다려야 버스에 탈수있었다. 출발 후 40분이 좀 지났을까, 남해고속도로휴게소에 도착했다. 따뜻한 커피한잔 손에들고 다시 출발했다. 조금 긴 시간끝에 드디어 보성녹차밭에 도착.

삼나무 숲길을 따라 녹차밭으로 올라가니 짙은 초록색으로 옷을 입은 녹차밭이 보였다. 드라마나 CF속에 가끔 보았던 녹차밭을 거닐다 내려오는 길에 녹차 판매점에 들렀다. 녹차에 대해 자세히 써져있는 문구를 읽고있자니 점원아가씨가 다가왔다. 따뜻한 목소리때문이였는지 문구로 읽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선물용 녹차를 하나 구입하고 나니 바로 옆 시음장이 눈에 띄었다. 녹차를 우려내는 법, 음미하는 방법등 자세히 가르쳐주신다. 어느덧 약속시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이번엔 녹차아이스크림을 샀다. 차에올라 아이스크림을 한 입 맛본다. 우리가 흔히 맛보던 아이스크림 전문점의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났다. 많이 달지않으면서 깔끔한 끝맛. 그 맛이 내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렇게 차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맛보고 또 다시 30분쯤 달렸을까? 어느덧 차는 낙안읍성에 도착했다.

성안의 마을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컸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그 마을엔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있었다. 이 마을분들은 관광객을 많이 접했던탓인지 지나가는 내게 말도 걸어주고 길을 잃었나 싶을 땐 내게 안내자의 역활도 자처했다. 성벽을 따라 걷는것도 좋았겠지만 나는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했다.  짚으로 이어진 지붕과 흙담으로 이어진 골목길이 이 가을과도 너무 잘 어울렸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따라 가니 아이들이 지게를 지어볼 수 있는 체험장도있었고 짚으로 새끼를 꼬아보는 체험장등 여러가지 것들이 우리네들을 유혹하고있었다. 한쪽 공간에는 오리와 닭도 여유롭게 햇볕을 쬐이고 있었고 또 다른 공간에는 조랑말 두 마리가 허기를 채우고 있었다. 내겐 너무 이쁜 흙담들을 따라 다니다 보니 점심을 먹을 시간도 부족했고 막바지엔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오르기위해 뛰어야만했다.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 출발할 때 챙겨온 초코바 하나로 허기를 때워야만했다. 다른분들은 읍성안 음식점에서 맛난 식사를 하셨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시간이 부족했던지.... 그렇게 굶주린(?)배를 부여잡고 순천만갈대밭으로 향했다

마침 순천만갈대밭에는 작은 공연이 준비되고있었다. 공연장을 뒤로한 채 갈대밭으로 향한다. 조롱박터널을 지날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조롱박이 참으로 신기하게도 사람얼굴을 하고있었다. 동그란 눈과 오똑솟은 코, 방긋웃는 입까지...터널을 지나 갈대밭으로 가는 길엔 넘쳐나는 사람들로 어깨를 부딪히는 일도 많았다. 넓은 갈대밭뒤로는 이름모를 새들이 갯벌에서 한가롭게 거닐고 있었다. 참으로 욕심이 나는 순천만이였다. 아무도 없는 그 곳을 나 혼자 가지고 싶었으니까...... 시간만 더 허락한다면 순천만의 일몰을 보고싶었다. 갈대밭을 빠져나오자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공연이 시작되었나보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맑고 감미롭다는 것과 그의 노래가 이 계절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노래속에 있었싶었지만 내겐 순천만의 갈대밭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와 그 곳엔 아주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 그렇게 순천만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드라마촬영지로 향했다.

옛날 우리가 살던 달동네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잘 만들어진 셋트장이였다. 조금 산다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랫동네에는 극장도 있었고 음식점도 있었다. 구두수선집엔 몇 컬레의 신발들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아랫동네를 지나 웃동네로 올라가니 정겨움이 더욱 더 그대로 묻어났다.  커다란 자전거가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릴 적 아빠 몰래 끌고 나가 처음으로 혼자 탔던 자전거가 떠올랐다. 한 쪽 구석에는 일부러 깨어놓은 유리병도 있었고 창호지가 발린 문엔 구멍이 뚫어져있었으며 집 안쪽으로 쌓여진 연탄들도 눈에 들어왔다. 어린 시절 놀거리라 없었던 우리가 남몰래 하던 담벼락의 낙서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정겹고 옛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루라는 시간이 내게 준 것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차에올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카메라에 담긴 것들을 보며 절로 행복해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오늘 하루.... 이 하루가 내게 다음 하루를 살아갈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여행을 다녀온지 3주가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그 날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고있다. 삶이 조금 지칠 때, 나에게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느낄 때. 여행만큼 나에게 힘이나게 해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다음 여행도 여행자클럽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S : 몇 번이나 이름을 말씀해주셨지만 기억력이 좋지않은 지금 이름모를 가이드가 되신 님(이분은 남자분이셨습니다)과 하루종일 많은 인원의 안전을 책임지며 운전을 했던 기사님께 감사했습니다. 두 분이 아니였다면 제게도 그 날은 없었겠죠? ^^  모두들 고생하셨구요, 그 날 혼자가는 여행이였는데 제 옆자리에서 혼자인 저를 외롭지 않게 해주셨던 아름다운 얼굴만큼 마음씀씀이까지 너무 예뻤던 아주머니 잘 지내시죠? 덕분에 그 날은 더욱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가을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분들이라면 이 코스 권해드리고 싶네요. 여행풍경갤러리 게시판에  사진올리겠습니다.가을여행 하시는 분들 참고하셨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