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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봉평의 메밀동동주와 대관령 양떼, 그리고 소나기의 추억.. 등록일 09.09.14 조회 461

9월 12일 토요일 이른 아침.
오랜만의 여행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습니다.
몇 주 전부터 봉평의 메밀꽃을 보러 가고 싶었는데..혼자 운전해서 하루만에 강원도에 다녀오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던 차에 주변 분들의 추천으로 동생과 함께 대구여행자클럽의 여행상품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버스 타는 시각을 놓칠까봐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했는데, 동아쇼핑 앞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부지런한 분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잠이 덜 깬 눈으로 비몽사몽 버스에 올랐지만, 처음 만나 낯설고 서먹한 차 안의 분위기를 즐겁게 해 주시는 가이드님과 노련한 운전기사님의 솜씨 덕분에 금방 강원도 봉평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축제 끝무렵이라 메밀꽃이 많이 져버려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미리 사전정보를 조사하신 가이드님 덕분에 아직 메밀꽃이 남아 있는 이효석 생가 주변에서 사진도 찍고, 평양에서 이효석이 살던 집을 재현한 '푸른 집'에서 오래된 축음기와 아코디언 등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점심시간이 되었습니다.
점심 메뉴는 봉평에서 놓칠 수 없는 메밀막국수와 메밀전병! 특히 오늘은 차를 버리고 온 덕분에 메밀동동주까지 곁들일 수 있었는데..이것이 그 후의 화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ㅜㅜ
동동주나 막걸리의 특성이 그렇듯이, 달콤하고 알싸한 맛에 취하는 줄 모르고 먹다가 막상 일어날 때가 되면 밀려오는 어지러움! (일명 '떡실신'이라고 하죠) 거기다 낳아주신 부모님도 못 알아본다는 낮술을 마셨으니..식당에서 나올 때부터 어지럽고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꼈지만, 그러다보니 부모님께 더 죄송한 마음이 들어 평소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강원도 찰옥수수 한 자루를 샀습니다.

그러나 이 옥수수는 동동주와 더불어 두번째의 시련이 되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건네주시는 옥수수를 먹을 때는 맛있었지만, 막상 받아들고 보니 팔이 떨어져 나가듯이 무거운 찰옥수수 한 자루를 들고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섶다리를 건너야 할 때의 난감함이란..ㅜㅜ
거기다 사람 많은 곳을 지나다보니 자연 우리가 들고 있는 옥수수는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게 되었고, 버스까지 걸어오면서 얼굴은 동동주의 술기운과 부끄러움으로 초가을 태양처럼 달아올랐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대관령 양떼목장.
봉평에서 4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동동주 때문에 그 짧은 시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zzz..
결국 양떼목장을 올라갈 때까지도 다리에 힘이 풀려 무지 고생을 했습니다.
(여행객 여러분..여행 중 음주가무는 삼가라는 가이드님의 말이 딱 맞습니다. 안 들으시면 후회합니다!)

힘겨운 다리로 양떼목장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바람에 정신도 좀 돌아오고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가이드님께 폴라로이드 사진도 선물하고, 양들에게 건초주기 체험도 하면서 양 혓바닥의 뜨뜻한 감촉에 그만 정신이 번쩍~!! 덕분에 동동주의 술기운은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마지막 행선지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촬영지. 영화촬영팀이 3주 동안 강원도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오지답게 매우 좁고 꼬불꼬불한 길이었습니다. (어설픈 제 운전실력으로는 찾아올 수도 없는..) 동막골에 가까워질 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차에서 내릴 때는 비가 곧 그치겠지라는 생각에 우산을 두고 내리는 바람에..촬영장 도착 후 거세진 빗줄기를 몽땅 맞을 수밖에 없었습니다.ㅠㅠ
하지만 비 내리는 가운데 촌장집 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풍경들은..정말 영화의 장면처럼 처음에 낯설던 서로가 만나서 조금씩 친해져가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대구로 돌아오는 차 안은 저마다 가슴속에 하나씩의 추억을 간직해서인지 올 때보다 훨씬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동동주로 시작해서 찰옥수수로 절정에 이르고 소나기로 마무리된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그러한 일들도 돌아보니 재미있는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편안한 여행을 이끌어주신 가이드님과 베테랑 운전기사님께도 감사드리며, 다음에도 대구여행자클럽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