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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제목 남이섬/쁘띠프랑스 마을을 다녀와서 등록일 09.01.15 조회 613

  올 해부터 쉰
  머리 속은 절망감 내지는 허탈감으로 엉클어지고, 가슴은 온갖 상념과 불안으로 답답해진다.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는데 쉰은 언제 이렇게 다가 온 걸까?
잡다한 생각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래던 중, 문득 작년 봄부터 계획하였지만 인연이 닿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던 남이섬 여행을 이제 서야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물론 ‘대구여행자클럽’과 함께

  남이섬은 남이 장군의 묘소가 있는 것에 연유하여 남이섬이라 부르게 되었는데 원래 섬은 아니다. 옛날엔 장마철에만 섬으로 바뀌곤 했는데,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6분 정도 지났을까? 배는 이미 남이섬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입구의 거대한 얼음 조각상 앞에서 이 번 여행의 가이드인 경민씨가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그날은 전국적으로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며 오랜만에 겨울다운 매운맛을 보여준 날이었다. 그런 날 장갑도 벗은 채로 촬영하였으니, 장갑 낀 내 손이 이만큼 시려 운데 경민씨 손은 오죽했을까.
훤칠한 외모만큼이나 경민씨는 씩씩하고 유머가 넘치는 청년이었다. 경민씨 화이팅!!!!
헐벗은 나무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 1분정도 올라가니 남이 장군의 능이 보인다.
능 앞에는 남이 장군 추모비가 있고 비석 뒤에 묘가 있는데 이는 허묘이다. 실제 묘는 경기도 화성에 있다한다. 추모비 옆 바위에는 남이 장군의 활달한 기상을 나타내는 시가 한 수 새겨져 있다.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 마도진)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頭滿江水飮馬無(두만강수 음마무)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애리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 미평국)  남아 이십에 나라를 편안하게 못하면,
後世誰稱大丈夫(후세수칭 대장부)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불려주랴

  28세의 젊은 나이로 여진족을 토벌한 후 읊은 이 시 구절 중 간신 유자광이 '미평국(未平國:나라를 평정하지 못함)'이라는 글귀를  '미득국(未得國:나라를 얻지 못함)'으로 조작하여 역모를 획책한다는 모함을 씌어 억울하게 죽게 한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준상과 유진으로 열연한 배용준 최지우가 주연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어서 그런지 섬 곳곳에서 일본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의 관광객을 만나 볼 수 있다.
넓은 잔디밭, 시원하게 쭉쭉 뻗은 메타쉐콰이어 나무 숲길, 잣나무가 빼곡히 늘어서 있는 산책로, 드라마 ‘겨울연가’ 주인공들이 자전거를 타던 백자작나무 길 등을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면서 한 겨울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했다.
여행 중 손꼽히는 즐거움 중 하나는 역시 먹는 재미가 아닐까?
미리 섬 내 식당 현황을 인터넷으로 알아둔 터여서 점심 메뉴를 선택하기는 수월했다.
젊은 친구들은 호기심에서, 나이 든 분들은 추억으로 도시락밥을 많이들 먹는다고 하는데 난 정말 오리지날 ‘벤또’ 세대여서 ‘벤또’는 돌아보기도 싫었다. 
해서 선택한 곳은 고목식당
매서운 추위에 잔뜩 몸이 얼어붙은 터라 식당 안은 따뜻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보리밥에 녹두 빈대떡, 그리고 동동주 한 되
시장기와 추위를 단번에 날려 보내고 쁘띠 프랑스를 향하여 다시 출발

  ‘쁘띠 프랑스’
쁘띠 란 말 뜻을 몰라 돌아온 후 확인해 보니 ‘작은’이란 뜻이란다.
청평 호숫가 언덕위에 자리 잡고 있어 지중해 연안의 여느 마을을 연상케 하는 쁘띠 프랑스는 ‘꽃, 별, 어린왕자’를 테마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이국적인 풍경이 마음까지 들뜨게 한다.
특히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로 유명해 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극중 강마에 책상 등 촬영 장소 곳곳이 그대로 보존 돼있어 드라마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김명민의 물오른 연기를 감상할 수 있었던 ‘베토벤 바이러스’도 기억에 남지만 특히 생떽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내 젊은 시절부터 좋아해온 글 중 하나이다.
특히 난 어린왕자와 여우의 대화 중 여우가 한말을 지금껏 가슴 깊숙이 묻어두고 있다.
'It is only with the heart that one can see rightly;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나이 쉰, 이제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러나 스무 살 청년 시절부터 쉰이 된 오늘 까지도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지 못한 서글픈 현실이 또 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러나 쉰이 된 오늘
돌아오는 버스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소양강을 바라보며, 우울함과 자괴감을 흘러가는 저 소양강 물에 씻어버리고 이렇게 외쳐본다.
그래도 내일은 청춘이라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운행 시간을 맞추어 주신 기사 아저씨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 맨 손으로 사진촬영을 마다 않았던 가이드 경민씨
정말 수고 많으셨구요, 감사합니다.

2009. 1. 10.